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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이 고점 대비 10% 빠진 시점에 매수하면 5년 후 평균 수익률이 74%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적립식 매수를 이어가면서 하락장을 몇 번 겪고 나니 이게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원리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공포탐욕지수가 '공포' 구간일 때 진짜 해야 할 것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가 다시 공포 구간으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공포탐욕지수란 주가 모멘텀, 거래량, 옵션 시장의 풋·콜 비율 등 7가지 지표를 종합해 현재 시장 심리가 탐욕인지 공포인지를 0~100 사이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투자자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수가 공포 구간에 진입하면 계좌를 열기가 무서워지는 건 당연합니다. 제가 처음 하락장을 경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싶은 충동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막상 팔지 않고 버텼더니 결국 회복이 왔고 팔았던 구간이 나중에 보니 정확히 바닥 근처였습니다.

지금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면 분위기와 실제 수치 사이에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S&P 500은 고점 대비 1% 남짓 빠진 수준이고 나스닥 100은 5% 정도입니다. 반면 국내 코스피는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며 하락장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서 하락장이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를 가리키며 10%는 조정 30% 이상은 붕괴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 지수 ETF를 모아가는 분들의 계좌는 사실 거의 흔들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과거 37년간 S&P 500이 연중 5% 이상 빠지지 않았던 해는 단 세 번 1993년·1995년·2017년뿐이었습니다. 즉 5% 조정은 명절처럼 매년 오는 일입니다(출처: Investopedia). 지금의 변동성이 특별히 무서운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추가매수 타이밍, 감이 아니라 MDD로 잡는 이유

많은 분들이 추가매수 타이밍을 감으로 잡으려다 결국 더 오를 때 사거나 더 떨어질 때 팔아버리는 실수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준 자체가 없으니 심리에 끌려다니는 겁니다.

저는 이 문제를 MDD 기준으로 해결했습니다. MDD(Maximum Drawdown)란 특정 기간 동안 고점에서 저점까지 최대로 하락한 비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 ETF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이 빠진 적 있는가'를 수치화한 겁니다. 이 수치를 기반으로 추가매수 기준가를 미리 설정해 두면 막상 하락이 왔을 때 고민 없이 행동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기준가를 미리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하락장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SPY(S&P 500 ETF 중 상장 역사가 가장 긴 종목)를 기준으로 고점 대비 MDD -20% 구간 즉 607달러대 아래로 내려오면 파킹형 ETF를 팔아 추가 매수에 나섭니다. 파킹형 ETF란 단기 채권이나 머니마켓 상품을 담아 현금성 자산처럼 운용하는 ETF로 수익을 내면서 매수 기회를 기다리는 데 활용합니다. 현재 SPY는 749달러대이니 추가매수 구간과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하락 단계별 추가 매수 후 수익률 통계를 보면 기준 설정의 의미가 더 명확해집니다.

  • 고점 대비 -10% 매수 시: 1년 후 평균 수익률 15%, 5년 후 72%, 승률 94%
  • 고점 대비 -20% 매수 시: 1년 후 평균 수익률 17%, 5년 후 74%, 승률 90% 이상
  • 고점 대비 -30% 매수 시: 1년 후 이후 평균 수익률 더 높아짐, 승률 94~100%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지만 이런 통계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락장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줍니다(출처: S&P Global).

반토막 하락장을 기다리는 건 왜 위험한가

"50% 빠지면 그때 몰빵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종종 듣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굉장히 위험한 전략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시장에 올라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S&P 500이 고점 대비 10% 빠진 상황에서 50% 위기까지 이어질 확률은 역사적으로 5.4%에 불과합니다. 반토막 나는 하락장은 평생 한두 번 만날까 말까 한 이벤트입니다. 실제로 2014년 1월 S&P 500 지수는 1,831이었습니다. 지금 지수에서 반토막이 나더라도 3,700 수준으로, 2014년 대비 여전히 두 배가 넘습니다. 그때부터 현금만 쥐고 기다렸다면 10년 넘게 복리 효과를 날린 셈입니다.

복리(Compound Interest)란 원금에 이자가 붙고, 그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자산이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길수록 위력이 커지기 때문에 시장에 늦게 들어갈수록 복리의 혜택을 누리는 기간이 줄어듭니다. 이게 적립식 매수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핵심 이유입니다.

나스닥 ETF인 QQQ의 경우, 일반적으로 S&P 500보다 변동성이 크고 MDD도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데이터를 돌려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20년 기준으로는 회복률 80%를 처음 넘는 MDD 구간이 -15%로 SPY의 -20%보다 오히려 얕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하락장에서 안전 자산처럼 기능하면서 회복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간 설정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수준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하락장이 두려운 분들일수록 오히려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월 적립 매수를 멈추지 않고 본인의 MDD 기준을 미리 설정해 두는 것입니다. 기준이 있으면 시장이 흔들릴 때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기준가 아래로 내려오기 전까지는 추가 매수 없이 적립만 유지할 생각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생에 집중하는 게 가장 좋은 투자 전략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_uT70gvQJc